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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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 국내에는 바바라 스트라이샌드등 많은 뮤지션들에게 리메이크된 [Memory]라는 곡으로 유명하다. 극중 그리자벨라 자신의 추억을 노래한 곡으로 심금을 울리는 장면 연출이 매우 뛰어나다. 뮤지컬 캣츠는 지난 여름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오랜 공백을 가졌지만, 성공적인 한국 투어를 진행해왔다.
필자는 뮤지컬의 종연을 몇일 앞두고, 서울 종합 경기장 내 위치한 빅탑시어터를 찾았다. 전용 극장인 이동식 천막 앞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기 시작했고, 2월의 바람도 여전히 세차게 불었다. 바깥과는 달리 공연장 안은 활기로 가득 차 있었으며, 공연 시작을 두어 시간 앞둔 바쁜 가운데에서도 송 대영 음향 감독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전화상으로도 느꼈던 부분이었지만, 매우 포근하고 편안한 인상을 가졌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필자는 무대 뒤쪽에 위치한 밴드의 컨테이너로 안내되었다.
화려한 무대와 조명과는 대조적으로 무대 뒷편에 위치한 좁은 컨테이너 박스 안에 밴드를 위한 연주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송 감독의 부연설명에 의하면, 뮤지컬 캣츠는 초연되던 때부터 무대 세트와 라이브 연주 공간을 분리해 상연했다고 한다. 무대를 직접 볼 수 없는 연주자들의 환경이 무척 낯설게 느껴졌다.



컨테이너에 들어서면 먼저 2단 스탠드에 놓여진 두 대의 Roland Fantom 신서사이저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옆으로 2단 스탠드의 아래에 Roland RD-700 스테이지 피아노와 그 위로 또 하나의 Fantom 신서사이저가 설치되어 있다. 자그마치 3대의 Fantom 신서사이저를 사용하고 있었다. 또 그 뒤로는 Roland V-Drums인 TD-10 키트가 설치되어 있다. 충분한 연주 공간을 확보할 수 없는 환경에서, V-Drums의 선택은 필연적인 것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컨테이너 안에서 뭔가에 열심히 집중해 있던 음악 디렉터 Vanessa Scammell을 만났다. 다소 상기된 표정의 그녀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보았다.

Q : 언제부터 뮤지컬 캣츠와 함께 일하셨는지요?
VS : 지난해 4월부터 캣츠에 참여해, 호주 시드니에서 5주간 리허설을 한 뒤, 배우 그리고 연출 스텝들과 함께 한국에 왔습니다. 벌써 1년이 다되어 가네요. 지방에서부터 공연을 시작한 뒤, 작년 12월 서울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Q : 모니터 화면을 통해 무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불편한 점은 없나요?

VS : 네, 물론 어려운 일입니다만, 많은 연습을 통해서 이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모니터에 집중해야만 합니다. 충분한 연습을 통해 뮤지컬 전체의 내용을 이해하고, 모든 곡을 암기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모니터에 기술적인 문제만 없다면, 크게 어려움은 없습니다.

Q : Roland RD-700 스테이지 피아노 사운드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VS : 사실 저는 어쿠스틱 피아노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이동성이 필요한 저희에게는 충분한 공간이 없죠. 그래서 피아노 대용으로 쓸만한 악기를 찾게 되었고, 제게 RD-700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KAWAI 그랜드 피아노를 가지고 있는데, Roland RD-700은 그랜드 피아노의 느낌과 다이내믹을 그대로 전달해 줍니다. 88-건반 전체의 음역에서 매우 풍부하고 질감 넘치는 사운드를 가지고 있으며, Roland Progressive Hammer Action Keyboard는 어쿠스틱 피아노의 터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스프링이나 쇠 조각의 추를 달아 무게감을 주는 일반적인 건반과는 구조적으로 보다 어쿠스틱 피아노의 것과 같다고 들었습니다.

Q : SRX-시리즈 웨이브 익스팬션 보드도 사용하고 계신가요?

VS : 아니요. 아직 거기까지 해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사용할 기회가 있겠죠.(웃음)

Q : 너무나도 유명한 곡인 [Memory]에서는 어떤 사운드가 사용되고 있나요?

VS : 아쉽게도 [Memory]는 모두 MR로 연주됩니다. 하드 디스크 레코더에 녹음된 사운드를 재생하고 있습니다. 모든 곡 작업은 Musical Supervisor인 Fiz Shapur에 의해 진행되었습니다. 그가 모든 악기의 선택이나 음악적인 표현 그리고 최종 라이브 사운드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여기 Roland Fantom 신서사이저의 많은 사운드들이 뮤지컬 캣츠의 모든 곡에 대부분 사용되고 있으며, 샘플러를 통해 사운드 이펙트도 재생됩니다. 아마도 Fiz가 추구하는 음악적 요소가 Roland Fantom 신서사이저의 사운드와 많이 부합하는 것 같습니다. 현재 그는 다음 공연 준비를 위해 오스트리아에 있습니다.



Q : Roland 사운드는 라이브에서 약하다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죠?

송 : 글쎄요. 아마도 그것은 뮤지션들이 느끼는 감각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음향 엔지니어에게 있어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악기의 브랜드마다 저마다의 특성이 있는 것은 당연하고, 그러한 특성을 잘 파악해 음악에 맞게 승화시킨다면 레코딩이던 라이브이던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Q : 콘솔에서 Roland Fantom, RD-700 그리고 V-Drums TD-10의 소스 채널에 EQ나 특별한 이펙트를 사용하고 있는지요?

송 :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게인과 레벨만을 설정한 뒤, 바이패스 시키고 있습니다. 간혹 곡에 따라 리버브를 조금 사용하는 정도입니다. 콘솔의 오토메이션 기능을 사용해 Scene이 넘어 갈 때 마다 자동으로 저장된 이펙트 설정이 진행됩니다.

Q : 이번 뮤지컬 캣츠를 통해 느끼신 점이 있다면?

송 : 무엇보다도 철저히 분업화되어 있는 그들의 작업 환경이 부럽더군요. 뮤지컬과 같은 환경에서는 프로젝트 전체의 상황을 꿰뚫고, 모든 음악과 뮤지션 그리고 사운드를 관리하는 뮤직 프로듀서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 만큼 대접도 받고 있구요. 또 프로듀서의 요구에 충분한 역량을 발휘하는 뮤지션들, 그리고 그들의 사운드를 만들어주는 사운드 프로그래머/테크니션들이 프로듀서의 의도대로 움직여 주는 것이지요. 전문적으로 분업화된 개인을 하나로 어우를 수 있는 프로듀서의 능력, 이것이 뛰어난 작품을 만드는 원동력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문화가 빨리 정착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필자를 뮤지컬 캣츠에 초대해 주신 송 대영 음향 감독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공연 문화 발전을 위해 힘써 주실 것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