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Press Released
Untitled Document

음악저널이 만난사람

"좋은악기만을 보급한다는 창업정신 변치 않습니다"

(주)코스모스악기 민명술 대표이사

아시아 최대 종합악기상사, 업계 최초 `산업포장` 수상

대담 | 이남진 음악저널 발행인


예술의전당에서 서초역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김없이 지나치는 곳이 (주)코스모스악기다.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수많은 악기와 더불어 접하게 되는 것은 코스모스의 마음이다. `좋은 악기만을 보급한다`는 창업 정신은 오늘도 여전히 매장 내에 머물며 고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좋은 악기의 보급`이란 제품의 질적인 면은 물론이거니와 그 가격 면에서도 고객을 만족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1, 2층에 마련된 매장을 찾는 이들은 알 것이다. 그 곳에서는 악기가 아닌 음악을 더 중요시한다는 것을.
(주)코스모스악기는 KAWAI, ROLAND, RODGERS, BACH, PEAVEY, VANDOREN 등 세계 80여 개의 유명 악기 제조회사로부터 피아노, 관악기, 현악기, 타악기, 전자악기, P.A시스템 그리고 교회 오르간, 컴퓨터악기, 교육용 악기를 비롯한 8천여 종의 악기 및 그 부품을 직수입하여 공급하고 있는 종합악기상사다.
금년 3월, 정부는 (주)코스모스악기에 업계 최초로 `산업포장`을 수여했다. 1972년 창립 이후 (주)코스모스악기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대의 명실상부한 악기종합상사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동시에 21세기 악기업계의 선구자적 책임으로 오늘도 철저한 서비스 정신과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고 있었다.
장마비가 이어지던 7월 중순에 만난 (주)코스모스악기의 선봉장 민명술 대표이사는 모두가 잘 되고,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다. 1990년 이후 국내에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악기상사, 국제악기 시장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일들이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그리 녹록치만은 않을 터인데 그는 담담하게 전했다.

"KAWAI 피아노로 만들어내는 클래식 무대를 그립니다"

그동안 코스모스의 대표적인 악기 브렌드는 YAMAHA로 20년 간 YAMAHA의 제품을 취급하셨는데 지난해 말로 계약이 만료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동시에 YAMAHA 한국지사가 여의도에 들어섰고 이와 관련하여 코스모스에는 어떤 영향이 미치고 있는지요. 아직도 많은 음악인들이 YAMAHA하면 코스모스를 떠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YAMAHA는 국내 음악인들에게 피아노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데다가 많은 음악인들은 민사장님을 기억해 지금도 YAMAHA 피아노를 고집한다고 들었습니다. 코스모스에서는 새로이 KAWAI 피아노를 들여와 시판하고 있는데 구매자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실제로 세계 유명 클래식 콘서트장에는 KAWAI 피아노가 올려져 있다더군요.
_"YAMAHA는 다국적 기업입니다. 코스모스는 계약이 만료되는 지난 해 말까지 20년 동안 열심히 장사를 했고, 덕분에 급속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고 더불어 한국내에서 YAMAHA의 위상이 최고에 달하게 됐죠. 아마도 YAMAHA 측에서는 한국이 최대의 음악 시장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때문에 한국 사무실을 내게 된 것이겠죠. YAMAHA와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금년부터 우리는 KAWAI 피아노를 들여오고 있습니다. KAWAI는 피아노 전문 제조회사로서 그랜드 피아노가 5만평, 업라이트 피아노가 7만5천평의 작업환경을 갖춘, 피아노 제조 단일공장으로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따라서 연주자를 위한 피아노의 기능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더 좋은 피아노를 공급하게 된 것으로 봅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YAMAHA가 일본의 공장-해외영업부-수입-도매-소매의 과정을 거치던 유통망이 KAWAI는 공장-수입-소매로 이어져 20∼30퍼센트의 비용절감이 있으며 이는 구매자의 몫이 되는 것이죠. 현재 유럽의 경우 YAMAHA와 비교할 때 6:4정도로 KAWAI 피아노의 비율이 높죠. 그러나 국내에서는 그동안 코스모스와 YAMAHA를 동일시하던 경향이 좀처럼 수그러들 것 같지 않은데 제품으로 승부를 할 예정입니다. 이와 반면에 현재 저희가 구매해 놓은 YAMAHA의 악기들이 상당량 있기 때문에 현재 보유한 악기들은 계속 코스모스에서 판매를 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금년 부터는 본격적으로 세계적인 플룻 제조사인 게마인하트의 플룻이 들어옵니다. 제품이 아주 좋아요."

세계 시장 점유율을 본다면 YAMAHA를 드는데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_"YAMAHA는 악기를 만들지만 그 악기는 YAMAHA의 음악을 만들었던 것이죠. 교습소를 개설하고 YAMAHA의 인재를 발굴하고, 음악교재를 만들었습니다. 악기제조사인 동시에 음악교육기관이었던 것으로 현재 이곳에서 배출된 음악인재들이 홍콩, 대만 등 아시아 곳곳에 포진해 있고 교재와 악기는 자국의 것을 쓰고 있습니다. 기업 경영 측면에서는 탁월한 전략이었죠."

국내 뿐만 아니라 국제 악기 시장에서의 활발한 유통이 이루어진 데는 민사장님의 역할이 크다고 평가됩니다. 특히 관악기 부문에서 강점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구요. 처음 이 일을 시작하신 동기는 무엇입니까.
_"개인적으로 악기업에 종사한 것이 금년 들어 만42년이 되는군요. 처음 시작할 당시는 코스모스백화점 4층에 악기 매장으로 시작했다가 1977년 낙원상가 내에 코스모스악기사를 설립했고 이후 지점을 개설하고 국제악기 제조사와 하나 둘씩 무역을 시작, 오늘에 이른 것입니다. 악기의 수입은 문화의 수용이라고 봅니다. 플룻의 국내 시판을 시작할 당시는 우리 나라에서는 플룻 독주회도 없던 때입니다. 미국 암스트롱사 플룻이 인정 받던 즈음 저는 YAMAHA를 들여왔죠. 15년전 플룻 1대의 가격이 60만원 정도로 고가였으나 1년에 1만대를 수입할 수 있었던 것은 대량 구입으로 인한 가격 다운과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모델 변경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국내에 플룻의 붐이 일었던 것으로 기억는데 이것은 OEM방식으로 한국형 관악기가 개발된 것이라 볼 수 있어요. 미국 게마인하트 사와도 야마하와 같은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해 한국인에 맞는, 소리 좋고 품질 좋은 악기를 구비할 수 있습니다."

대구, 대전, 울산, 부산, 창원, 광주에 지점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현재 악기가격은 우리 나라가 가장 저렴하다 들었는데요, 민사장님은 이미 대형 할인점시대를 열었던 셈이군요. 이같은 방식을 더 확장해 현재 생필품의 대형 할인마트가 생긴 것처럼 악기를 대상으로한 대형마트를 형성하는 것은 어떨른지요.
_"저렴하게 악기를 보급한 것은 장래의 수요를 예측하고 공급을 충분히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1978년 이전에는 악기의 50퍼센트가 밀수품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나치게 높은 관세 때문이기도 했어요. 우리는 처음부터 당당히 들여와 제대로 팔고 있습니다. 대형할인마트의 경우 깊이 고려해 보겠습니다. 대구 및 광주에 사옥을 짓고 있는데 여기에는 악기 매장 뿐만 아니라 연주홀, 세미나실 등 문화와 교육활동을 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현재 코스모스에서 주력하는 상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_"모두가 주력상품이지요. 그중 피아노와 오르간에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 앞서 밝혔듯 KAWAI는 Made in Japan을 고집하며 해외 대리점을 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직접 구매해 바로 소비자에게 전하는 방식이며 가격 경쟁에서 유리하죠. 제품의 질은 재론의 여지가 없어요. 오르간의 경우 주 구매자는 교회입니다. 예배당 내의 건축환경과 음향 등을 고려해 오르간을 설치하고 있어요. 악기를 판다는 것은 결국 소리를 판다는 것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사심이 붙어서도 안되고 거짓이 통하지도 않습니다. 특수 악기의 경우 현재 보유하고 있는 것 외에 소비자의 주문을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이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죠.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관악기의 경우 100여 군데의 유명 브랜드 제품인 클라리넷, 혼, 트럼펫, 트롬본 등이 있으며 각종 타악기도 구비해 놓고 있어요. 직접 오셔서 보시면 압니다."

앞으로의 국내 업계의 동향은 어떤가요?
_"가장 좋은 소리를 찾기 위한 노력과 제품에 대한 브랜드 선호도는 변함이 없어요. 악기의 제왕이란 한 분야의 최고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유명 관악기 제조사인 헤켈의 바순 제작의 경우 그 지명도에 비해 5명 남짓한 장인이 만들고 있어요. 무라마츠사의 경우 1975년에 60명이던 직원이 현재도 60명이죠. 최고의 기술자만을 고집한다는 것으로 제품에 자긍심을 불어넣고 있어요. 향후 5년, 우리 나라의 악기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이란 생각입니다. 우선 취미로 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피아노의 경우 베트남, 중국에서 국내 생산가의 1/10의 가격으로 제작을 하며 제품의 차이도 매년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어요. 따라서 제조업체나 유통업체도 변화가 일 것으로 보입니다"
지방관악단의 경우 코스모스악기 때문에 창설됐다고도 합니다. 관악기의 발전 뿐만 아니라 국내 음악계의 발전을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음악단체 및 협회, 개인 연주자들을 후원하고, 공연 협찬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다고 들었습니다.
_"아무래도 관악기를 많이 취급하고 전국의 학교 등과 관련되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그런데 한창 관악단이 증가하는가 싶더니 지금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전공의 경우 입시와 학생, 학부모 등의 인식부족이 원인인 듯 한 반면에 취미로 하는 이들이 늘고 있어요. 약 15년 전에 플룻을 들여오면서 플룻 지도자를 육성하고, 홍보하기 위해 교습소를 마련했습니다. 현재도 교사를 위한 플룻 레슨 강좌도 만들어 놓고 있고, 그 수준도 상당합니다. 제가 음악계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은 과장된 면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악기사업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것은 모두가 잘 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연주자도 잘 되고, 단체도 잘 되고 공연도 성황리에 이루어져야 활기찬 음악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이고 저희 뿐만 아니라 동종업계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죠. 현재 서초동 본사 지하 1층 연주홀에서는 실내악 연주도 하고 필요한 단체에 대여도 합니다. 냉·난방비 정도만 부담하면 됩니다. 그리고 코스모스 뮤직 아카데미를 개설 운영하고 있는데 입시생을 위한 화성학에서부터 실용 작·편곡, 피아노(팝, 재즈), 미디, 신디사이저, 디지털 레코딩, 그리고 앨렉톤 등의 개설 강좌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업을 하시면서 갖고 있는 변치않는 신념이 있을 텐데요. 이를 바탕으로 장차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으실 겁니다. 장학사업 및 양로원 건립 등 주변에서는 훈훈한 인정의 얘기도 많이 들리던데요.
_"저의 신념은 정직과 성실입니다. 20여년 전 야마하와 처음 계약할 당시 솔직히 저를 드러냈습니다. 얼마의 자본이 있고 은행대출은 얼마가 가능하고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가감없이 드러냈고 이것이 오늘의 코스모스를 이룬 근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사를 하면서도 판매자와 구매자의 최적정선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였고 더불어 함께 사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을 뿐입니다. 양로원 건립은 한 일본인 수녀가 사서 기증한 토지가 있는데 이 곳이 복지시설로 허가가 난 상태라는 것을 들었습니다. 무엇인가 보람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3백평 규모의 양로원 시설을 만들었어요. 가끔 고기를 사들고 가면 제 자신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요. 한가지 욕심을 더 부린다면 그 옆에다 장애인을 위한 복지시설을 함께 마련하는 겁니다. 많은 악기가 있는데 사람들이 잘 몰라요. 악기를 구입하지 못해 연주를 못한다면 말도 않되죠. 악기 대여도 하고 있는데 혹시 서초동 매장 1층의 `공`을 보셨나요?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에서 가장 큰 공입니다. 이것도 빌려 드립니다. 개인적으로 한두 개씩 구입한 것인데 희귀한 타악기, 현악기, 하프시코드, 무라마츠사의 최상품 플룻 등 다 밝힐 수는 없지만 다량의 악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의 꿈 가운데 하나인 악기박물관에 들어갈 소장품이지요"

정리 | 최소정 사진 | 장윤호